8. 대학은 유교적인 실천철학의 방법을 제시한
책이자 덕치주의의 개론서라 하겟다.

실제로 <대학>은 그때 그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문답을
계통불분명하게 전개한 <논어> <맹자> 와는 달리 유가의 책중에서
가장 완전한 체계를 갗춘 책이다.

대학에서 제시한 "삼강령"."팔조목"은 모든 유가 이론을 아우를 수 있는 개념이며,
질서 정연하게 배치되어 완벽한 짜임세를 보여 준다.

또 <대학>은 내용에서 <중용>과 표리 관계를 이룬다.
<중용>은 "천도"를 다루는데 대해 "대학"은 주로 "인사"

즉 "다스림의 방도" 를 논하는 것이 특색이다.
<대학>의 사상은 '삼민주의" 를 제창한 손문의 이념에 큰 영향을 끼쳤다.

12. 경과 전을 구분하는 것은 성인의 말을 경,

그 경의 내용을 부연. 해명하는 의미를 지니는
현인의 말을 "전" 이라고 하여 차등을 주었다.

22. <대학>은 <대인의 학>이다
그 '학"의 도가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다고 했고,
백성을 세롭게 하는데 있다고 했고, 지극한 선에 머무는데 있다고 했다.

밝은 덕을 밝힘 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함新民. 지극한 선에 머무름 止至善.
이것이 대학의 삼강령으로 모든 유교 이론을 아우를수 있는 것이다.

이제 이것들을 주희와 왕양명의 설명에 근거하여 살펴본다.
이들은 원시 유교를 철학적으로 심화시킨 두 거장이지만,

견해는 서로 달랐다.

특히 왕양명은 그의 학문의 정수가
이 <대학> 머리 부분을 풀이하는 데에서 나타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3. 天에는 엄밀히 말해서 네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과학의 대상이 되는 물리적 자연으로서 "상천하지" 의 "상천" 이다.
둘째는 만물을 주재하는 존재로써 인격신을 나타내는 천재. 천신, 상제. 상천 등의 의미이다.
이 인격신으로서의 천은 주로 원시 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다.

서양의 하느님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셋째는 운명 숙명의 뜻이다.
이것은 주재하는 존재인 "천'의 섭리를 字로 "천" 으로 부른 것이다.

넷째는 후세에 와서 강조 된것으로 理의 근원으로서
본체론적 의미를 가진 형이상의 "천" 이다.

앞에서 주희가 말한 하늘은 네번째의 의미이고,
여기서 이 '하늘"을 이끌어 온 것은 인성을 우주의 본체로써 근거 짓는 테도다.

30. 유교철학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 수립된 철학으로,
이성을 인간의 본 모습이라고 보고 그것을 가리고 있는 기질과 욕심을 헤쳐 내고

그 본연으로 돌아가 그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최대한 실현하는 데서 인간이 완성된다고 본다.

"밝은 덕을 밝힘"도 이렇게 밝은 본래의
자기로 돌아가 자기 완성을 향해 나가는 것이다.

인간을 원죄 의식에 몰아 넣고 속죄라는 방법으로
거기에서 탈피해 나오는 과정에 인간 완성의 길을 두고 있는

기독교와는 대조적이라 하겠다.

39. 지극한 선의 실행 과정
- 머무를데를 안뒤에야 일정한 방향이 서나니,
일정한 방향이 선 뒤에야 동요되지 않을 수 있고,

동요되지 않는 뒤에야 편안히 머물 수 있다.
편안히 머문뒤에야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뒤에야 깨달을 수 있다.

41. 먼저 선후를 알아야
- 사물에는 근본적인 것과 말단적인 것, 마침과 비롯함이 있나니,
먼저하고 나중 할 바를 알면 가까워지리라

43. 옛사람중에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려 한 이는
먼저 그나라를 다스렸고,

그 나라를 다스려 한 이는
먼저 그 집안을 바로 잡았고,

그 집안을 바로 잡으려 한 이는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했고,

그 마음을 바르게하려는 이는
먼저 그 뜻을 참되게 했고,

그 뜻을 참되게 하려는 이는
먼저 그 뜻을 투철히 했나니,

앎을 투철히 함은
사물을 철저히 밝힘에 달렸다.

48. 격물이란 독서과 체험을 아우른 말이다.
"치지'는 견식을 넓힌다는 뜻이다.

51. 마음의 본체는 본래 바르지 않음이 없는데,
그 意念 의념이 움직이는 데서부터 바르지 않음이 있게 되는 것이다.

55. 유교의 덕치 주위는 그 근본 이념이 인간 윤리를 고양하는 데 있고,
유교적인 관점의 인간 윤리를 실현하는 기초 단위가 집안이기 때문에

집안을 바로 잡는다는 문제와 나라를 다스린다거나 하는
문제가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 것이다.

57. 덕을 밝히는 과정
- 사물이 구명된 뒤에야 앎이 투철해 지고,
앎이투철해진 뒤에야 뜻이 성실해 지고,

뜻이 성실하게 된 뒤에야 마음이 발라지고,
마음이 바르게된 뒤에야 몸이 닦이고,

몸이 닦이고 난 뒤에야 집안이 바로 잡히고,
집안이 바로 잡힌 뒤에야 나라가 다스려 지고 ,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야
천하가 화평하게 된다.

59. 근본을 바로 함
- 제왕에서 서인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다 몸 닦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

근본이 어지럽서야 말단이 다스려지는 법은 없으며,
후에게 해야 할 데에 박하게 하고, 박하게 할 데에 후하게 할 사람이란 결코 없다.

83, 유교 윤리에서 하나의 큰 허점은 부부관계에 대해
정당한 윤리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내에게는 貞을 요구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지아비의 정당한 도리는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학>의 이부분에서도 문왕이 남의 지아비로서 머물곳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것은 부위부강 이라는 부부 질서관을 수립할 만큼 처와 첩을 두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여필종부만을 내세웠기 때문이리라.

93. 사청 - 소송 당사자들의 진술 태도를 살펴보면 정직하지 못할 경우 말이 수다스럽다고 한다.
색청- 얼굴색을 살펴 보면 정직하지 못할 경우 얼굴이 빨개 진다는 것이다.
기청- 숨쉬는 것을 살펴보면 정직하지 못할 경우 숨소리가 헐떡거린다는 것이다.
이청- 말을 듣는 태도를 살펴보면 정직하지 못할 경우 헛가리게 듣는다는 것이다.
목청-눈동자를 살펴 보면 정직하지 못할 경우 동자가 맑지 못하다는 것이다.

직관과 영감으로 소송을 처리 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96. 8. 격물치지
- 앎을 투철히 하려면 사물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것은,
나의 앎을 투철히 하려면 사물에 접근하여 그 이치를 철저히 파헤쳐야 함을 말한다.

靈明 영명한 사람의 마음이 앎이 없을 수 없고
이 세상의 사물에 이치가 없는 것이 없는데,

다만 그 이치를 채 밝히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앎이 완전하지 못한 데가 있게 된다.

이러므로 대학에서 처음 가르칠때에 반드시 배우는 자들을,

천하의 사물에 접근하여 이미 알고 있는 이치에 근거하여
더욱 추구해 가서 궁극에 이르게 한 것이다.

오래 힘써서 어느 날 확 트인 경지에 이르게 되면
모든 사물의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속에 감추어진 이치,

정치한 면과 엉성한 점이 남김없이 드러나게 되고,
내 마음의 온전한 실체와 커다란 쓰임이 모두 밝혀지게 된다.

이를 두고 "사물이 구면됨" 이라 하고,
이를 두고 "앎이 투철해짐" 이라 한다.

98. 어떤 사람이 정자에게 "배움은 어떻게 해야 깨달음이 있겠습니까?" 라고
물으니정자가 "배움에는 무엇보다 먼저 앎이 투철해야 한다.

앎을 투철하게 할 수 있으면 생각이 날로 더욱 밝아져 가게 되고,
오래 그리 하게 되면 깨달음이 있게 된다." 라고 대답한 것이다.

105. 마음에 불선이 차면
아무리 위선으로 감추려 해도 밖으로 드러나고 마는 법이다.

진실이 충분히 쌓이면 그 또한 저절로 나타난다.

그래서 군자는 남이 보지 못하는 깊은 내면을 조심한다는 것이다.

112. <중용> 에서도 기쁨. 놀여움. 걱정. 두려움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중" 이라 하고,
일어나서 다 절도에 맞는 것을 '화" 라고 한다고 했다.

절도란 한 마디로 말해서 타당성을 지니는 행위의 준칙 또는 정도를 의미한다.
마음의 작용이 항상 이 준칙 또는 정도에 맞는 것이 "화" 이다.

114, "사람들은 제 자식 나쁜 점을 알아보지 못하고,
제 곡식 싹이 큰 줄은 모른다. "

128. 요는 중국 전설 시대의 한 군주로서 실존 인물인지는 따질 필요도 없고,
다만 전해오는 사실이 주목할 뿐이다.

공자에 외서 완성된 유교 사상도 그 근원을 요에게 두고
순-우-탕-문-무-주공-공자에게로 이어진 것으로 되어 있고,

그 사상의 핵심은 "인" 이다
역사적 사실인지 아닌지는 잠시 접어 두고 생각할 때

요는 우리나라로 치면 단군에 해당할 인물이며,
그가 다스리던 당대는 단군의 "신시의시대"

그리고 그의 "인" 은
단군의 "홍익인간"의 이념에 해당되는 것이라 하겠다.

149. 민중이 종하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민중의 여론이다.
옛날 왕정에서도 통치자는 민중의 여론에 따라야 한다는,

오늘날 민주주의에서 내세우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는
근본정신을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