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악연 서영보
http://www.yasinmoon.com/news/articleView.html?idxno=9455

19. 敬경과 哀애를 요약하면 欽恤 곤경할흠 구휼할 휼인데,
의미는 마찬가지로 공경스럽게 대하고 긍휼히 여기라는 뜻입니다.

22. <흠흠신서>의 흠흠이란 중국의 고전으로도 높은 명성이 있는
<서경>이라는 책에 있는 "흠재흠재" 라는 구절에서 따온 말입니다.

사람이 하늘의 권한을 대신하여 사형도 시키고 징역도 살리는데 ,
함부로 처리해서는 않되니 조사나 재판 과정에서 정말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의 "공경스러울 欽흠"의 글자를 반복하여 그 의미를 강조한다는 내용입니다.

54. 학자였던 다산은 확실히
실학적인 사고와 정신으로 살았던 분이 분명합니다.

진주 목사를 지낸 다산의 아버지 진주공은
첫째 부인과는 아들 하나를 낳고 사별하였고

재취 부인이 바로 다산의 어머이 해남 윤씨였습니다.
다산이 9살 때 또 윤씨 부인이 또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는 셋째 부인을 그냥 예를 올리지 않고 맞았고,

그 부인이 또 일찍 세상을 뜨자
넷째 부인으로 다산의 서모였던 김씨를 맞았습니다.

57. "고을 원님이 밝아지지 못하는 까닭은 백성들이 자기 몸을 위해서만
교활해져 폐막을 보고도 원님에게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같은 사람은 관에서 마땅히 돈을 주고라도 사야할 사람이다."

"고을에는 모름지기 너와 같은 사람이 있어 형벌이나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만 백성을 위해 그들의 원통합을 폈으니,

천금을 얻을 수 있을 지언정 너와 같은 사람은 얻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무죄석방한다."

90. 다산이 천주교 신자냐 아니냐의 문제는 정말로 해묵은 논쟁입니다.
다산은 23세때 친구 이벽으로부터 북경에서 들어온 천주교 관계서적을 받아 읽게 됩니다.

자신의 말대로 그때 이래 7-8년 간은 천주교에 매혹당할 만큼 깊이 빠졌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30 세때 일어난 신해옥사로
자신의 외종형인 윤지충과 그의 외종인 권상연이 신주를 불사르고
제사를 지내지 않아 참형으로 죽어가자

결연코 천주교에서는 마음을 끊었다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164. '목민' 이야 백성을 보살펴주고 보호해 주며
편안하게 돌보아준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으나.

심서라는 두 글자에 바로 그 안타까움이 서려 있습니다.
"심서" 라고 말하는 것은 무슨까닭인가

백성들을 편하게 살펴 주려는 마음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는 없다
때문에 마음만 있는 책이라 이름 한 것이다.

182. 송나라 주자는 높은 수준의 학자이자
실천가였음은 세상에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당의 불교문화를 송나라의 유교문화로 대체할 수 있도록
성리학이라는 고도의 유학이론을 집대성한 분은 역시 주자였습니다.

그러한 주자였지만, 시대가 다르고 세상이 바뀌자

주자의 성리학만으로는
역사의 변동성이나 사회의 운동성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조선왕조 후기에는 "실학"이라는 새로운 학풍이 일어났으며,
그 실학의 사상과 이론을 집대성한 학자가 바로 다산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산은 학문에 있어서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았으나,
주자의 지성과 실천적인 유학자의 측면에는 늘 존경과 숭앙의 뜻을 잃지 않았았습니다.

190. 백성을 사랑하는 일의 첫번째로 꼽는 일이
가난한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홀아비, 과부, 고아, 늙어 자식없는 사람" 을 사궁 이라 하는데,
이들은 궁색하여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남의 도움을 받아야 일어 날 수 있다.

" 세상에서 궁하기 짝이 없는
네 분류의 백성들을 돕지 않는 정치란 존재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문왕같은 성인 임금도 정치의
첫번째를 "사궁"을 보살펴 주는 일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204. '내가 궁벽하게 살며 할 일이 없자
육경사서에 대하여 여러해 깊이 연구하여 하나라도 얻어낸 것이 있으면 기록하여 소장해 두었다.

이제는 독실하게 실행할 방법을 찾다보니
오직 <소학> 과 <심경> 이하는 책이 모든 경서중에서 뛰어난 것이었다.

두 책을 참으로 배워 마음을 침잠시켜 힘써 실천하련다.
<소학> 으로는 바깥의 행위를 다스리고, <심경> 으로는 마음의 내부를 다스린다면

아마도 현자가 되는 길이 있으리라.

230. 고려 말엽에 중국에서 들어온 성리학,
즉 주자학은 조선왕조가 건국되면서 국가적 이념으로 정착되어
무서운 속도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였습니다,

이름이 학자라면 성리학연구에 몰두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과거제도를 통해 공직자를 선발했기 때문에

그에 부응하여 시나 문장 공부에도 등한할 수 없었습니다.

252. 유교의 창시자 공자, 유교를 성리학으로 체계화하여
동양 중세의 대표적 학자로 후공자의 칭호를 듣던 주자,

송자라고 하면서 공자와 주자의 학문을 계승한 조선 최고의 학자라고
권위와 명예를 한 몸에 안겨준 학자가 다름 아닌 송시열이었습니다.

중국의 <주자대전>에 맞수가 되도록
200권이 넘는 송시열의 문집도 임금의 지시에 따라

<송자대전> 이라는 최상의 호칭을 받는
이름으로 간행되기도 했습니다.

312. 다산 자신이 기록인 <자찬묘지명> 은
자신의 생애를 조리있게 정리한 자서전에 해당하는 글입니다.

거기에는 자신의 저술에 대한 내용도 소개하고
그런 저술이 지니는 독창성에 대해서 충분하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자신의 저서를 낱낱이 소개하며
분량도 정확하게 기록해 두었습니다.

324. 규장각이 정조 시대 지헤의 보고였다면
집현전은 세종때의 어진 신하 양성소였습니다.

344. 통치자와 국민과의 소통은 기본적으로 통치자의 진정성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수립하고 기관을 설치하여

온갖 시책을 펴더라도,

국민의 편의를 도모하려는 지도자의 진정성이 결여되고는
그런 제도나 기관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은 불가능 할 수 밖에 없습니다.

356. 다산은 초의에게 시에 대한 휼륭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시"라는 것은 뜻을 말하는 것이다.

뜻이 본디 야비하고 더러우면 억지로 밝고 고상한 말을 하여도
조리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

뜻이 본디 편협하고 비루하면 억지로 통달한 말을 하여도
사정에 절싱하지 않게 된다.

시를 배움에 있어 그 뜻을 헤아리지 않는 것은
썩은 땅에서 샘물을 길러내는 것과 같고,

냄새나는 가죽나무에서 특이한 향기를 구하는 것 같아서
평생노력해도 얻지 못할 것이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64. 성호 이익은 당대의 학자였다.
실학사에서도 반계 유형원을 1조, 성호를 2조, 다산을 3조로 거명하듯이,

성호는 반계의 실학사상을 이어받아
다산에게 연결시켜주었던 실학의 우뚝 솟은 학자였습니다.

386. 해남 대흥사에 가 보면 다산을 생각하게 해주는
몇가지 흔적들이 잇습니다.

다산의 제자로 대흥사의 마지막 대종사이자
다성으로 칭송받는 초의선사가 거처했던
일지암이 초옥으로 복원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기록이야 없지만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그렇게 멀지 않는 곳이 대흥사이니,

혹 다산이 일지암을 찾았을 법도 합니다.

그보다는 더 구체적인 흔적으로 유배생활 기간에

그렇게도 가까이 지내면서 시와 차를 이야기 하고
불경과 유교의 경전을 깊숙이 토론했던

헤장선사의 탑명을 다산이 지었는데,
그 비문을 새긴 비가 대흥사 경내에 덩실하게 서 있습니다.

다산이 지은 비문이 지금까지 세워져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그곳에 온전하게 서 있는 것을 보면 정말로 반가운 마음이 그냥 솟아 납니다.

387. 다산 초당으로 옮기기 전부터 만난
혜장은 강진 읍내의 뒷산에 있는 고성사에서 다산이 거처할 수 있게도 해주었고,

차를 보급해 주며
다산을 다인의 길로 이끌어도 주었습니다.

아까운 나이 40에 세상을 떠 난 혜장,
그를 잊지 못해 다산은 참으로 멋진 비문을 지었는데,

슬프고 아름다운 그들의 만남이 서술된 비문이
그대로 비에 새겨져 서 있으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