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 의 문장은 넓기가 바다와 같고,
변화무쌍하기가 용과 같아서 송대의 시인 소동파는 천하의 기묘한 글이라고 절찬했는데,
충분히 그런 평가를 받을 만하다.

15. 장자는 인생의 현실을 꿈을 보아야
괴로움과 번민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18. 장자하면 으레 대붕 이야기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옛날 북쪽 끝에 큰 바다가 있었는데, 그 바다속에 곤 이라는 물고기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고기는 엄청나게 커서 길이가 몇천 리나 되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곤은 어떤 영문인지는 몰라도 어느 날 갑자기 새로 변했습니다.

이 새가 바로 대붕이다.

24. <사기>를 보면 장자는
양나라의 혜왕과 제나라의 선왕과 같은 시대 사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선왕과 장자의 대화는 <장자> 에 많이 나옵니다.

또 초나라 위왕의 초대를 받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장자와 애기를 나누었다는 사람들의 연대를 가지고 보면,

대체로 장자는 공자의 학문을 익힌 맹자와
거의 비슷한 시대의 사람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26. 공자와 맹자의 고향인 곡부와 추현은
불과 이십 내지 이십오 킬로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노자와 장자의 고향은 팔십 킬로미터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유교의 시조인 공자가 맹자가 산동 안에서도
서로 가까운 곳에서 태어났고,

도교의 중심인물인 노자와 장자가 같은 하남성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까요.

38. 오늘날 전해지는 <장자> 는 모두 서른 편입니다.
나누어 보면 <내편> 이 일곱편이고, <외편>이 열 다섯 편, <잡편> 이 열한 편입니다.
그런데 <내편> 만은 모두 내용을 알려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39. 우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남의 입을 빌려서 말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 편이 훨씬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증언- 이 또한 우언과 비슷하지만,
다만 우언의 다르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위대한
옛사람의 입을 빌려 말하는 방법입니다.

치언- 치언은 이해하기 제법 까다로운데,
간단히 말하면 임기응변의 요령으로 언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55. 사람에게는 본성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본성은 자연 그대로 놔드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

"오리가 다리가 짧다 해도 이것으로 이어주면 괴로워한다.
학의 다리의 길다고 이를 잘라버리면 슬퍼한다."

괜스레 인의라는 말로써 사람의 본성을 속박하거나
규제하는 것은 그릇된 짓이라는 것입니다.

60. 장자의 선배인 노자가 힘주어 설파하던 무의 사상입니다.

노자는 無, 즉 없음 이야말로 우주의 근원이며,
하늘과 땅 만들어 지기 전에 존재한 절대적인 본체이며,
모든 有, 즉 있음이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시초는 둘.
즉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생깁니다.
이곳이 우주만물에 비유해보면, 최초에는 음과양 두가지가 있어서 여기에서 만물이 생깁니다.
정리하자면 우주의 최초는 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입니다.

둘이라는 것을 근원으로 생각하는 방식은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사회현상이므로도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이 있으면 뒤가 있고, 위가 있으면 아래가 있고,
강자가 있으면 약자가 있고, 존귀한 것이 있으면 비천한 것이 있는 식으로

모든 사물은 둘씩 짝을 짓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이라는 사고 방식은 이렇듯 우주의 근원을 설명하거니와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사회현상을 설명하는데 편리하기는 하지만,
우리 인간이 둘 사이에서 나왔다는 설명은 왠지 석연치가 않습니다.

결국 인간은 둘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서
그 어떤 하나가 있어서 둘을 낳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 "하나"를 하느님이라 해도 좋고, 부처님이라 해도 좋습니다.
하느님 또는 부처님이 우리 인간의 기원인 최초의 남자와 여자,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들어 주었다고 해석하고 나서야 비로서 기분 좋게 긍정 할 수 있습니다.

유교에서는 그 최초의 하나를 태극이라고 해서 " 태극이 兩儀 를 낳다" 라고 합니다.
양의란 음과 양을 말합니다.
이 음과 양에서 만물이 생겨난다고 설명하는 것이죠.

61. 하나는 유인가. 무인가
- 그러나 만일 그 최초의 하나. 유교의 태극이라거나
종교에서 말하는 신을 "있음" 이라고 한다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 "있음" 을 과연 누가 만들었냐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설명할 수가 없게 됩니다.

신이 "있다" 면 그 신을 만든 신은 또 무엇이냐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결국 반복논리에 빠지게 됩니다.

이 이론상의 난점을 가장 능숙하게 설명하는 말이 노자의 "도" 는 하나를 낳는다.

하나는 둘을 만들고, 둘은 셋을 낳으며, 셋은 만물을 낳는다" 입니다.
이 말속에 하나란 물론 신이며 부처고, 또 유교에서 말하는 태극입니다.

그리고 둘은 남과 여이거나 음양이고, 유교에서 말하는 양의 입니다.

셋은 남녀가 결합하는 힘, 또는 음양이 있어도
서로 결합하는 힘이 없으면 아이는 생기지 않습니다.

이 대목에서는 노자의 정밀한 설명이 돋보입니다.

노자는 이런식으로 셋은 만물을 낳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70. 사람은 모두 쓸모 있음의 쓸모만 알고 쓸모없음의 쓸모는 모른다."
라는 게 바로 장자의 결론입니다.

72. "별을 가지고 볼 때 크다고 여기는 것으로
어떤 것이 크다고 한다면 만물중에 크지 않는 것이 없다.

작다고 여기는 것을 가지고
어떤 것을 작다고 하며 만물중에 적지 않은 것이 없다."

78. 결국 우리들이 "없음" 이라는 입장에 서면
거기에 귀함과 천함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장자는 이와같이 크고 작음을 하나로 보았습니다.

동시에 많고 적음이라는
개념이나 거침과 정밀함이라든가 귀함과 천함의 개념을 없애버렸습니다.

79. "도는 하잘것없는 성공에 가려지고, 말은 화려한 수식속에 파묻힌다."

84. 세상에는 대자연의 힘 말고는 절대자유란 없다.

모든 것은 대자연의 힘이며, 저 존재하는
모든 것은 대자연의 지배를 받으므로 개개의 사물에는 절대자유가 없다.

따라서 어떤 언행에 대해서 선악, 가불가를 따질 수 없다.


88. 결국 세상에는 논쟁을 하고 선악을 논해본들 약하다고 하는 것이 정말로 약한지,
선하다고 하는 것이 정말로 선한지, 可 가 진정 가하고 불가가 진정 불가한지는 판단하지 못합니다.

끝에 가서는 옳고 그름은 일관한다는 말로 글을 맺고 있습니다.

94."대롱으로 하늘을 보고, 송곳으로 땅을 판다."

107. 얻음은 때를 만나서 그런 것이고, 잃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네,
때를 따르고 자연스러움에 맡기면 슬픔과 즐거움의 감정도 끼어들지 못한다네"

110. " 대자연은 나에게 형체를 주어 싣게 하고, 삶을 주어 수고롭게 하고,
늙음을 주어 편안하게 하고, 죽음을 주어 쉬게 하네."

150.장자는 또 상고 시대부터
세상 사람들의 인정이 점차 메말라 다고 생각하여 "五末 의 설" 을 내 놓습니다.

오말이란 병기를 사용하는 것은 德 의 끝이고,
상벌을 사용하는 것은 가르침의 끝이고,

예법이나 제도를 분명하게 하는 것은 다스림의 끝이고,
종이나 북과 깃털의 아름다움을 서로 뽐내는 것은 음악의 끝이며,

장사를 지내는 여러가지 예를 만드는 것은
슬픔의 끝이라는 말입니다.

장자의 설에 따르면 문화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세상은 끝으로 치닫습니다.

165. 도는 자신의 주의주장으로서,
사람은 이를 통해 인생을 이끌어 갑니다.

예를 들어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이 사람은 인간의 자유라는 것에 이끌려 삽니다.

그러므로 자유가 이 사람의 도가 됩니다.

요즈음 말로 표현하자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이데올로기 입니다.

186. 사람은 수양을 쌓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끝에 가서는 학문에 얽매이지 않고 수양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장자는 말하는 것입니다.

199. 말하는 사람이 말을 꾸며서 한다고
이를 탓하기 보다는 듣는 사람이 먼저 깊이 자성해야 하지 않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