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 민주여! 사람사는 세상이여!> <여보. 나 좀 도와줘> <통합을 향한 고단한 도전>
<나의 정치 역정과 참여정부 5년>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성공과 좌절> < 진보의 미래>
< 노무현이 만난 링컨> < 노무현의 리더쉽 이야기> < 상식 혹은 희망> <한국정치 이대로않된다>
<있는 그대로 대한 민국> < 노무현과 국민 사기극> <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 싸우는가>
< 불멸의 희망> < 내 마음속 대통령>

88. 이러한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고 싶었다..
청년들은 사회주의 이론서와 사회과학 서적을 소개해 주었다.

-- 그때 읽었던 책들 가운데 베트남 전쟁에 대한
리영희 선생의 책 <전환시대의 논리> 특히 인상이 깊었다.

에드가 스노가 쓴 <중국의 붉은 별> 도 심취해서 읽었다.
--

자본주의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사회주의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그것은 아마 내가 법률을 먼저 공부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헌법에서 일반 법률까지, 내가 공부한 법류 체계는 모두 상대주의 철학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상대주의 철학은 전체주의를 용납하지 않는다.
나는 이 기초를 버릴 수 없었다.


92. 1980년대의 수많은 민중 가요중에서
<어머니> 라는 노래가 특히 좋았다.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나의 어께 동무 자유로울 때
우리의 다리 저절로 덩실
해방의 거리로 달려가누나
아아 우리의 승리
죽어간 동지의 뜨거운 눈물
아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두려움 없이 싸워 나가리
어머니 해맑은 웃음의 그날 위해

106. 불우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사회구조를 변혁하고,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정치 활동의 목표라고,

내가 주로하는 일이 그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기사에는 모조리 잘려 나가고 없었다.

112. 1989년 4월 강원도 동해선거,
8월 영등포구 을 국회의원 재선거...

이 두차례 재선거에서 이회창 대법관이 큰 인기를 얻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었던 그는 동해시 재선거 때
민정단 총재 노태우와 야 3당의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총재에게
불법선거운동 자제 요청 서한을 보냈다.

영등포구 을 선거 때는 후보 전원을 불법선거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불법타락선거에 진절머리가 난 국민들이
이렇게 단호한 조치를 한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116. 3당 합당은 두가지 충격을 주었다.

첫째 호남이 정치적으로 고립되었고,
영남은 보수 정치 세력의 손아귀에 완전히 들어가고 말았다.

이것은 우리 정치사에 심각한 휴유증을 남겼다.
지역구도가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고착화 되었다.

둘째, 우리 정치를 통째로 기회주의 문화에 빠뜨렸다.
철새 정치의 수준이 달라진 것이다.

정치적 야심을 가진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려고 당을 옮겨 다니는 일은 그 전에도 있었다.
그렇지만 정권을 놓고 자웅을 겨루던 정치지도자가 그런 일을 한적은 없다.

3당 합당으로 인해 한국 정치는 적나라한 기회주의 문화에 휩쓸려 들어갔다.

소신도 원칙도 없이 국회의원 당선이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떼를 지어
보타리를 싸들고 이 당 저 당 돌아다니는 것이 별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146. 원칙은 타협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정략적, 전술적 명제는 타협 할 수 있다.


161. 링컨의 연설문을 읽으면서 새로운 깨달음과 위로를 얻었다.

역사를 보면 정치인들이 집단적 불신과 절대감을 부추기는 곳에서는
언제나 불행한 일이 생긴다.

나는 지역 분열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추구하겠다는
목표에 도전 했다가 실패했을 뿐이다.

상대 후보와 싸우지 않았으며 부산 시민과 싸우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앞으로 조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물으면 링컨 대통령이라고 대답하기로 결심했다.
링컨 대통령은 정의가 승리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겸손한 지도자였다.

205. 나는 대통령으로써 무엇을 했던가?
가장 중요한것이 공약 실천이었다.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지켜지고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나라.
정경유착,반칙,특혜,특권이 없는 사회 나는 원래 이런것들을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키려고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분권과 자율,
대화와 타협이라는 네가지 국정 원칙을 내걸었다.

마지막은 시원치 않았다.
나머지 셋은 성과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206. 나는 공정한 법치 주의를 세우기 위해 특히 많은 노력을 했고 여러가지 희생을 감수했다.
6월 항쟁이후 민주화를 이루면서 공포정치는 사라졌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이 하나회를 정리한 것을 계기로
군부 쿠테타의 위협은 완전히 종식되었다.

공직자 재산 등록과 금융실명재를 전격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부패와 유착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인권을 적극 권장함으로써
국가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거의 다 걷어 내었다.

그러나 권력 내부의 권위주의, 권력과 재계와 언론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예전 지도자들은 1960년대말 에 등장해서 1990년대말까지 할동한 분들이었다.

그분들에게는 법을 초월하는 정치적 행위 또는 통치행위라는 관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시민들은 그런 관념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나 역시 법률가로써든 정치인으로서든, 통치행위이론을 인정하지 않았다.
군력자가 헌법과 법율에 따라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법칙의 원칙을 따랐다.

그렇게 해서 새 시대의 첫차가 되고 싶었다.

후보시절에는 부당한 특권과 부정부패, 정치 권력과 시장 권력의 유착이
큰 틀에서 해소되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서로 다른 정치지향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존중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태통령이 되고 보니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 상대가 나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대화의 문을 열기가 어려웠다.

집권당인 민주당안에서도 선거기간에 생겼던 "후단협"과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불변 대선자금문제가 터져 버렸다.

대화와 타협은 고사하고 대선자금과 관련하여
내 자신도 자유롭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

약간 남아 있기는 하지만 덮고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찌꺼기를 마져 청소해야 했다.

새집에 들어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취임 첫해부터 도덕성과 정통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검찰이 여야 대선 자금을 모두 뒤졌다.
1997년 국세청 불법 대선자금 모금사건에서 시작된 대선자금 수사는

한나라당의 소위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이 드러나면서
정치권 전체를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뜨렸다.

나는 검찰 수사를 지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사를 막지도 않았다.

최돈웅 의원과 서정우 변호사등 한나라당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내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이상수의원과 이재정의원, 그리고 오랜 동지였던 안희정씨등

여러 사람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갔다.

취임하자마자 1년 내내 이 문재로 시달렸다.

내 운명은 새 시대의 첫차가 아니라
구시대의 막차가 되는 것이었다.

모던것을 운명으로 알고 받아 들였다.

215. 서민의 복지는 분배에 좌우된다.
시장 분배의 핵심은 노사관계이다.

분배에 무슨 자연 법칙같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다 사람 마음에 달려 있다.
외환위기가 터지고 나서 imf의 압박을 받는 가운데 경제단체와 보수세력이 노동시장 유연성,

다시 말해서 정리해고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는 대공세를 펼쳤다.
그런 환경 때문에 국민의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것을 수용했다.

참여 정부도 그것을 그대로 이어 갔다.
사용자 측에서 이 무기를 휘둘러 시장 분배를 악화시켰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비정규직제도를 악용해 실질임금을 깎았다.
노동조합의 조직력과 교섭력은 현저하게 약해졌다.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이 팽창했다.
그러자 공급과잉으로 인해 자영업이 어려움을 처했다.

단기적으로 정부가 힘을 쓸 수 없었다.
세계적 조류이고 자본측의 힘이 너무나 막강해 이것을 거부할 수 없었다.

노사정 대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룸으로써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또는 희망을 가졌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정리해고 제도는 시장분배를 크게 악화시켰다.
원해서 한 일은 아니었지만,

어쨌&#46124;건 정리해고를 수용한 것은
민주정부와 진보세력의 뼈아픈 패배였다고 생각한다.

시장분배가 지나치게 불균등하면 국가 정책을 통해 이것을 교정해야 한다.
조세와 복지를 가지고고 해야 한다.

이것도 노력한 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내 잘못이 크다.

취임하자 말자 국회 과반수를 가진 한나라당이 법인세 감세안을 통과시켰다.
합리적인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경제성장을 위해 감세가 필요하다는 보수 담론속에 속절없이 밀렸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처음부터 국회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양상이 빚어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수용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적 시민단체들에게 호된 비판과 원망을 들었다.
법인세 인하는 대기업의 당기순이익을 키워 주었지만 설비 투자와 고용확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국가 재정을 떼어 내 부자들에게 나누어 준 셈이다.

결국 종부세를 신설해 부동산 보유세를 올린것 말고는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정책을 제대로 펴 보지 못했다.

복지도 그렇다
"좌파정부" "분배정부" 라고 비난만 잔뜩 받았지.
과감한 분배정책도 쓰지 못했다.

예산을 더 주고 싶었지만 관련부처에서 사업을 빨리 빠리 만들어 오지 않았다.
해마다 목표치를 주고 공무원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무조건 사업을 만들어 오라고 했어야 했다.

복지 지출을 되도록 넉넉히 하라는 방침만 주고
관련부처가 계획을 세우기를 기다렸다.

예산 보고를 받으면 그렇게 할 경우 복지지출비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물어보는 식으로 했다.

그래서 그 정도밖에 하지 못한 것이다.

목표를 정해 지시하고 공무원들을 재촉하는 식으로
무식하게 했어야 했는데 바보처럼 하고 말았다.

221. 나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하여 유동성을 재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당연히 비판받아야 할 일이고 실제로 비판을 받았다.

2005년과 2006년에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강력한 유동성 규제는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다른 정책 수당으로 관리하려 했다.

그러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유동성 규제를 하지 않고도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을 수 있을지,
부동산 시장에 이상 동향없는지,

너무나 걱정이 되어서 몇 차레나 경제 보좌관과
관계장관에게 묻고 확인했다.

그때마다 문제가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것을 믿은 게 잘못이었다.

230. 취임식 바로 다음날 여의도에서 "고약한 선물"이 왔다
국회를 지배하고 있던 한나라당이 "대북송금특검법안"을 단독 처리해 정부로 보낸 것이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했을 때
현대그룹이 4억 달러를 몰래 북으로 보낸 것이 문제였다.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 산업은행을 통해 그 돈을 송금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편의를 제공했다.

청와대 참모들과 국무위원들이 거부권행사를 건의했지만
나는 특검법을 수용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청와대를 방문해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셨다.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하는는 정치인과 시민들도 나를 매섭게 비판했다.

역사적 최초의 남북정산회담을 성사시켜 위대한 대한 업적을 이루게 했던
박지원 비서실장을 비롯해 송금 관련 실무자들이 여럿 구속되었다.

많은 이들이 그때 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나름대로 대답을 하지만,
모든 사연을 다 밝힐수는 없었다.

이제 분명히 그 이유를 분명하게 말할 때가 된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은 퇴임 직전 불법송금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사법적 심사의 대산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재 확인하면서
모던 것을 공개적으로 국민의 합의를 모아서 해나가겠다고 여러차례 밝힌바 있다.

대북 송금이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견해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수사를 막을 수는 없었다.
4억 달라를 제공하고 다른 방식으로 무엇인가를 더 받기로 했던
현대쪽에서 자꾸 말이 흘려 나왔다.

야당과 보수 언론이 주고 받기를 하면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부풀렸다.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특검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까지 막기는 어려웠다.

검찰 수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논거는 '통치행위" 였다.
나는 법률가로서 이 이론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옳다고 우기면서 검찰이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지시하고 정면으로 부딪힐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나서 주셔야 했다.

"남북 관계를 열기 위해 내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 해도 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없다.
법 위반은 작은 것이고 남북관계는 큰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통치행위론" 을 내세워 검찰 수사를 막았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매우 신뢰할만한 사람을 보내 이런 뜻을 말씀드렸다.

그런데 내 노력이 부족했는지 소통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4억 달러 문제를 사저에 보고 받지 않아 몰랐다고 하셨다.

대통령이 한일이 아니라고 했으니 "통치행위론" 을 내세우는데
필요한 논리적 근거가 사라져 버렸다.

참모가 대통령 모르게 한일까지
"통치행위론"으로 덮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나는 내심 박지원 비서실장이라도 나서 주기를 바랐다.

"그렇다 내가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모르셨다. 보고 드리지 않았다.

현대쪽이 나중에 사업을 더 받기로 하고 그 돈을 보냈다.
합법적으로 송금을 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네가 산업은행을 움직여 편의를 봐줬다.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불법인줄 알면서 그렇게 했다.
법 위반 책임을 묻겠다면 책임을 지겠다.

영광으로 알고 기쁜 마음으로 감옥에가겠다.
실무자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똑 같은 상황이 또 온다면 그때도 똑 같을 것이다."
이렇게 했으면 굳이 특검을 할 이유가 없었다.

검찰수사도 송금의 절차적 위법성에만 국한하도록 수사 지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어차피 수사를 막을 수 없는 것이라면 검찰보다는 특검이 낫겠다 판단했다.

누가 수사하든 대북송금절차의 위법성을 밝히는데 그쳐야지
남북관계의 근간을 해치는 데로 확대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대 방대한 조직과 인력을 가진 검찰에 맡기면 수사가
다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4억 달러와 관련하여 현대와 북한정부 사이에 오고간 협상의 내용이라던가
송금에 관련된 북한 계좌내역이라든가,

이런 것을 뒤지면 남북 간의 신뢰가 깨질 위협이 있었다.
그 돈의 출처에 손을 대면 자칫 기업의 분식회계나 비자금 문제가 터질 수 있었다.

게다가 박지원 실장과 주변 인물들의 비리를 밝히겠다고
검찰이 광범위한 계좌추적과 수사를 할 경우,

만에 하나라도 정치자금 문제로 불똥이 튈 위험을 배제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인력과 활동 범위가 제한된
특검에 맡기는 편이 차라리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송두환 특검은 송금의 절차적 의법성 문제만 정확하게 수사했다.
다른 것은 손대지 않아 남북관계에도 큰 타격이 없었다.

박지원 실장을 비롯해서 유죄 선고를 받은
모든 관련자들을 형이 확정되자 말자 바로 사면했다.

나는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었고 결과도 가장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김대중 대통령과 박지원 실장에게도 전후 사정을 다 설명해 드렸다.

김대통령도 처음에는 서운해 하셨지만
나중에는 이해하셨다고 생각한다.

그런대로 어떤 정치인들은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나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를 이간시키려고 했다.

슬프고 가슴이 아팠다.

233. 탄핵
대통령으로서 품격과 위엄이 부족햇다.
나는 체질적으로 허리를 잘 굽히는 편이다.

남보다 윗자리에 앉으면 무언가 불안하고 불편하다.

대통령이라고 모던 행사장에서 제일 윗자리에 앉아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 적응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나는 말을 위엄있게 행동을 기품있게 해야하는
환경을 경험한 적이 거의 없었다.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면서도
그런것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준비없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언어와 태도에 관한 한 나는 분명이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었다.

행사장에 들어갈때 고개를 숙이지 말고 똑바로 걸으라고
아내가 어러번 충고했다.

하지만 현장에 가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숙여졌다.
고집이였는지도 모른다.

누가 뭐라고 지적하면 노력해서 고쳐야 맞는데,
끝까지 고치지 못한 것을 보면 천성적으로 고집이 센 것인지도 모르겠다.

탄핵을 당한 것도 그런 고집 때문이 아니였나 싶다.

무엇보다 말이 문제였다.

나는 구어체 현장 언어를 구사했으며
반어법과 냉소적 표현을 즐겨썼다.

원래는 그렇치 않았는데 인권변호사로서 민주화 운동을 할때
이런 언어 습관이 생겼다.

그때는 청중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표현이 필요한 시대였다.
언로가 막혀 있었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반정부 투쟁을 하는데는
그런 어법이 효과가 있다.

야당을 할때도 억울한 노동자를 돕는 활동을 하다 보니
정서적으로 격앙된 때가 많아서 그렇게 했다.

대통령 후보가 되고 선거를 하는 과정에서언어습관을 고쳐야 했다.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는 극복해야할 문제였지만,
국민들에게 믿음과 안정감을 주는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그 일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이 이 약점을 정말 지독하게 공격했다.
내가 한 말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비틀어 보도하고 인용했다.

현장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던 말도,
언론에서 앞뒤 잘라 내고 보도하면 아주 품우없는 이상한 말이 되어 버리곤 했다.

퇴임한 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과 토론을 보았다.

그는 사회적 소수파에 속한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이지만
매우 품격있는 언어를 구사했다.

나도 그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253.
2006년초 한미 자우무역협정 협상을 개시했다.

이것은 대북송금특검법수용, 이라크 파병,대연정 제안에 이어
정치적 지지층이 등을 돌리게 만든 네번째 선택이었다.

259. 2006년 11월 23일 김만복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주었다.
그는 국정원 역사상 최초의 국정원 출신 원장이었다.

*국정 원장의 독대보고

269.대통령이 국정 원장과 독대해서 다른 누구도 모르는 정보를 보고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국정원의 정보 수집 집중력은 더욱 강해진다.

대통령에게 보고되기를 바라는
]보를 자발적으로 국정원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국정원의 정보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권력은 강화된다.

예를 들어 장관들의 업부 성과와 주요 정책,
그리고 그에 대한 평가가 보고에 포함된다고 하자.

장관들은 국정원장 독대 보고에
그런 내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처의 고위 공무원들은 그 보고 내용을 좋게 만들기 위해 자진해서
국정원 조정관에게 비공개 정보를 공개한다.

그러면 장관들은 불안해 진다.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몰라서 불안하다.

대통령이 자신 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해서 불안하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대통령의 심기를 헤아리는데 골몰하게 된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말을 받아 적게 되고
대통령이 깊은 검토 없이 말한 단순한 의견도 대통령의 "깊은 뜻이 담긴 지침으로 받아 들인다.

보고를 할때 대통령의 눈치를 살핀다.
다양한 현안을 다루는 관계장관회의에서도 토론을 하거나

대통령의 이해도를 높이는 창의적인 보고를 하기 보다는
대통령의 선입관이나 고정 관념을에 부합하는 보고를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분권이니 자율이니하는 것은
모두 빛 좋은 개살구로 전략하고 만다.

국정원장 독대 보고의 부작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정원 독대 보고를 무기로 삼아 더욱 넓고 깊은 정보를 수집한다.

국정원의 보고서는 모든 다른 기관의 보고서를 능가하게 된다.
그럴수록 대통령은 점점 더 국정원 보고에 의존하게 된다.

나중에는 대통령이 국정원을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원이 정보의 힘으로 대통령을 조정 할 수 있다.

그런데 국정원의 판단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권력을 집중하려는 속성이 발동하면 정보를 왜곡하고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정원의 보고에 의존하는 대통령이라면
이미 그런 왜곡을 알아차리게 어렵게 된다.

대통령이 나라를 엉뚱한 곳으로 끌고 갈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와 어울리지 않을 뿐아니라

국정을 파탄의 구렁텅아로 몰아 넣을 수 있다.

274. 검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가운데,
검찰은 임기 내내 청와대 참조들과 대통령의 친인척들, 후원지와 측근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추진한 대가로 생각하고 묵묵히 받아 들였다.

그런데 정치적 독립과 정치적 중립은 다른 문제였다.
검찰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면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 주어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자 검찰은 정치적 중립은 물론이요
정치적 독립마저 스스로 팽겨처 버련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부치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럽다.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329. 문재인,전해철 두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다.

건호가 관련되었다는 500만 달라,
아내가 받아 쓴 3억원과 100만 달러,
그리고 정상문 비서관이 횡령했다는 12억 5,000만원, 문제는 이 세가지였다.

500만 달라는 순수한 투자 거래이며 퇴임후에 알고
건호가 손을 떼도록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3억원과 100만 달러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경위와 사용처를 진술했다.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원은
내가 알지 못한 일이었다.

]두 진실 그대로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