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서포만필> < 사씨남정기 > <서포집>

서포 김만중(1637-1692) 은
사계 김장생의 증손이자 인경황후의 부친인 김만기의 친동생이다

당시는 오늘날과 달리 사대부가 소설을 창작하는 일이 대단히 부정적으로 인식되였으며,
소설 그 자체가 천대받던 시절이었다.

비판을 감수하고 굳이 소설을 창작한데에는 어떤 필연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이유를 어머니에 대한 서포의 지극한 효심과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의 굴곡에서 찾고자 한다.
서포는 유복자로 낫기 때문에 그의 어머니에 대한 효심은 각별했다.

그리고 비록 화려한 경력과 대단한 가문의 자식이었지만
조정에 대한 비판으로 인해 여러차려 유배생활을 해야 했다.

구운몽에 등장하는 여덟 명의 여성들은 하나같이 절세미인이며,
각기 다른 성향과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첫째 부인 정경패는 정숙하고 당돌하다.
철저하게 규방을 지켜 비록 친척들이라 하더라도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이 많지 않을 정도로
당시 여성으로서의 윤리 규범에 충실한 여성이다.

그러나 양소유에게 속은 것을 분해하며
꼭 복수해야 분이 풀리는 당돌한 여성이기도 했다.

둘째 부인 난양공주는 온순하고 상냥한 성격의 대명사다
공주라고 해서 권세를 부리지 않았고,

양소유가 다른 처나 첩을 맞이 하는 것을 거부하기는
커녕 오히려 적극 주선할 정도였다.

진체봉은 자유분망하면서도 가련한 분위기를 ,

계섬월은 섬세하면서 이지적인 분위기를 ,

적경홍은 명랑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갗추었다.

가춘 운은 온순하고 나약한 분위기를 ,
심요연은 대장부와 같은 용맹스런 기질을 갗추었다.

백능파는 고답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여성이다,

꼭 이러한 성격으로 여덟명의 여성을 규정할 수는 없다,
얼마던지 다른 방향으로 이들의 성격을 규명 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을 통해서 여성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분위기와 성격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구운몽>의 여성적 성격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이 <구운몽> 을 창작할 당시에도
서포는 평북 선천의 유배지에서 쓸쓸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곳에서 서포는 어머니 윤씨 부인의 생일을 맞아
생이별의 눈물을 흘린다는 비장한 시를 남겼다.

그리고 서포는 한편으로 어머니를 위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복잡한 심사를 담기 위해

일체의 부귀영화가 모두 헛된 것이라는 주제의 글을 지었다고 한다.
그 글이 바로 <구운몽> 이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17.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비록 산중에 있어도 도를 이루기 어렵고,
근본을 잊지 아니하면 속세에 있어도 돌아 올 길이 있는지라"

27. 누각앞에 버들을 심었으니
낭군의 말을 메어 머물게 하려 했더니
어찌 꺽어 채를 만들어
재촉하여 장대길로 가려 하나뇨